[책]"서울 100년, 이렇게 변했어요"

  • 입력 2002년 2월 25일 18시 36분


1900년경 서울 수표교 인근 개천의 모습
1900년경 서울 수표교 인근 개천의 모습
“18세기 런던, 20세기 전반부 뉴욕, 2차대전 후 도쿄(東京) 등도 전격적인 ‘도시 개조’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서울만큼 짧은 기간에 획기적인 도시 개발을 경험한 도시는 없다.”

미국의 도시학자 마이어는 1970년 미 도시계획연구소의 정기간행물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서울시는 최근 100년 동안 서울의 변천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 ‘서울 20세기 공간변천사’와 ‘서울 20세기 생활·문화변천사’를 펴냈다. 이 책에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고 압축적인 성장을 경험한 20세기 서울의 모습과 시민생활상의 변화 등이 잘 담겨 있다.

서울시 산하 시정개발연구원이 99년부터 3년간의 작업기간을 거쳐 발간한 이들 책은 지난해 낸 사진기록집 ‘서울 20세기, 100년의 사진기록’에 이은 두번째 기획물. 10월 말에는 영문 번역작업도 마무리된다.

시정개발연구원 김광중 박사는 “서울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다룬 책으로 ‘20세기 서울 600년사’가 있지만 이 책은 인구 산업 공간구조 등의 변화가 거의 없는 ‘4대문 안의 서울’을 다룬 것에 불과하다”며 “20세기 중반 이후 서울을 다룬 책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인구 및 행정구역〓1915년 30만명에 불과했던 서울의 인구는 1942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으며 70년 500만, 78년 800만을 각각 돌파했다. 80년 850만명의 대도시로 성장했으며 이로부터 10년이 걸리지 않아 인구 1000만명의 거대 도시로 성장했다.

행정구역은 63년 강남지역과 북동부 지역을 흡수하면서 종전의 2배인 594㎢으로 확대됐으며 73년에는 현재의 크기와 거의 같은 605㎢로 확장됐다.

▽상하수도 시설〓지난 100년간 서울 시민의 일상생활 변화 가운데 괄목할 만한 것 중 하나는 상수도 하수도 화장실 등 위생시설. 1908년 상수도가 처음으로 건설된 이후 100년이 안돼 하수처리능력 100%, 하수도 정비율 100% 등을 이룩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세기 초에 우물물을 길어 마시고 하수와 오물은 4대문 안 개천에 그대로 내버려 외국인에게 더럽고 냄새나는 도시로 비쳐졌던 서울이 빠른 기간 내에 현대적인 상하수시설을 갖춘 도시로 변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과 주택〓20세기 초 도보 중심의 성곽도시 서울에 1900년대 초 구식 전차가 등장했으며 이는 68년 사라졌다. 그 대신 74년 서울의 첫번째 지하철인 1호선이 준공됐으며 이어 84년 순환선인 지하철 2호선이 개통됐다. 85년 3호선, 4호선이 완공된 데 이어 90년대 에 5∼8호선이 추가 건설됐다.

‘양반은 단층 기와집, 서민은 초가집’이란 주택의 개념도 크게 달라졌다. 20세기 초 서울의 보편적인 주택 형식인 한옥은 6·25전쟁 후 주택 건설사업을 통해 양옥으로 바뀌었다. 특히 80년대 이후에는 아파트와 다세대주택 등이 크게 늘어났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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