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 온의동에 살고 있는 전동환씨(51)는 26일 오전 춘천경찰서에서 아버지 전석봉(90·충남 태안군 안면읍 숭언리), 어머니 조삼중(75), 여동생 선숙씨(46) 등을 만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전씨가 가족과 헤어지게 된 것은 13세 때이던 1964년, 가난 때문에 친척집을 전전하다 직업군인이던 매형을 따라 강원 홍천으로 왔다가 매형마저 갑자기 발령이 나 다른 곳으로 전근하면서부터다. 이후 가족들과 소식이 끊겨 호적상 사망처리가 되면서 생이별이 시작됐다.
전씨는 주민등록증 발급이 안 돼 결혼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등 평생 사회보장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편을 겪었고 거동수상자로 오해를 받는 마음고생까지 해야 했다.
그러다 1일 강촌검문소에서 춘천경찰서 지상근 경사(52)가 불심검문을 하던 중 주민등록증이 없는 전씨의 안타까운 사정을 듣고 수소문한 끝에 전씨의 가족을 찾았다.
전씨는 “평생 착하게 살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실천한 결과 이처럼 늦게나마 가족과 다시 만나게 됐다”며 기뻐했다.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