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의약분업이 본격 실시된 2000년 9월 이후 9개월간 병원과 약국이 받은 총진료비를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 분석한 결과 의약분업 실시전 월평균 3337억원에서 실시후 6520억원으로 95.4%나 증가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이 기간에 병원과 약국을 찾은 환자들은 월평균 1180만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월 960만명보다 220만명이 늘어 22.6% 증가하는 데 불과했지만 환자들이 납부한 본인부담금 총액은 월평균 1088억원에서 1558억원으로 43.2%나 증가했다.
이 기간중 환자 1명이 병원과 약국에 납부한 총진료비(건강보험금+본인부담금)는 월평균 3만5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59.0%가 늘었다.
그러나 환자 1명당 본인부담금은 이 기간중 환자수가 증가하고 본인부담률이 인하된 덕분에 16.9%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의약분업 실시로 과거에는 약국만 찾던 환자들이 병원진료를 받으면서 건강보험의 지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환자의 본인부담률이 낮아지는 바람에 건강보험 재정이 급격하게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약분업 실시 이전에는 환자들이 약국에 내는 진료비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환자 입장에서 보면 의약분업 실시와 관계없이 약값을 지출했기 때문에 환자부담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