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병원협회에 따르면 전국에 있는 400병상 미만의 중소병원 144곳을 대상으로 ‘의사 이직실태 조사’를 한 결과 지난해 1∼10월에만 전체 정원(1525명)의 34%에 이르는 519명이 동네의원 개업 등을 이유로 퇴직했다.
진료과목별 퇴직률은 성형외과가 61.9%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소아과 47.2% △신경외과 37.4% △방사선과 37.3% △내과 37.2%△마취과 35.0% △신경 및 응급의학과 34.6% △산부인과 33.6% 등의 순이었다.
특히 퇴직률 상위 10위 내에 내과와 신경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 기본 진료과목이 대부분 포함됐으며 이들 진료과목은 미충원률이 △내과 35.2% △신경외과 35.5% △산부인과 24.5% △소아과 43.4% 등이었다.
전남의 Y종합병원은 전문의 15명 가운데 원장과 부원장을 제외한 13명이 사표를 제출했고 의사 모집공고를 낸 한달 동안 문의전화가 1건밖에 없었으며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서울 K병원 안과도 현재 정년퇴직을 앞둔 의사 1명만 남아 있다는 것.
병원협회는 의사 구인난 속에서 중소병원의 경영난도 크게 악화돼 1월 말 현재 전국의 병원 264곳에서 총 9670억원의 요양급여비가 제약회사와 병원시설 납품업체 등에 의해 가압류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가압류 급여비 규모는 전체 중소규모 병원이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는 월평균 요양급여비(3208억원)의 3배가 넘는 것이다.
병협 관계자는 “의사 결원이 생기면 월급을 50% 가까이 올려준다고 해도 후임자를 구하기 어렵다”며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상당수 중소병원들은 머지 않아 제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이 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