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은 이날 이용호씨의 돈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수동씨를 불러 지난해 검찰 수사 당시 수사상황을 알려준 검찰 간부가 누구이고, 어떤 경위로 수사 정보를 전달받았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특검팀은 검찰 간부가 이수동씨에게 수사 상황을 알려준 사실이 확인될 경우 이 간부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이날 이용호씨 계열사의 주가 조작과 정관계 로비 과정에서 핵심 자금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전 레이디가구 이사 정상교씨(40)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체포하고 정씨가 보관하고 있던 컴퓨터와 디스켓을 압수했다.
정씨는 수백억원대의 주가조작 시세 차익금을 보관하고 이용호씨의 정 관계 로비에 개입한 혐의로 지난해 9월부터 검찰의 수배를 받아왔다. 특검팀은 정씨가 이용호씨 계열사에 자금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권력 핵심층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는지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또 99년 10월 이용호씨 계열사인 KEP전자의 수십억원대 회계조작 사실을 적발하고도 특별조사를 벌이지 않은 서울 마포세무서에 대해 자료 제출을 요구할 방침이다.
한편 이수동씨는 이날 특검팀에서 “지난해 11월경 평소 가깝게 지내던 검찰 고위 간부가 내가 이용호씨 사건에 연루된 사실을 알려주었지만 그 간부가 누구인지는 절대로 밝힐 수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용호씨의 계열사인 인터피온 사외이사를 지낸 도승희(都勝喜)씨에게서도 “지난해 11월 6일경 이수동씨가 ‘검찰이 당신을 데리러 갈 것이니 이용호씨가 건네준 5000만원에 대해 물으면 잘 대처하라’는 말을 했고 얼마 뒤 검찰 수사관들이 나를 연행해 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도씨는 지난해 11월 14일경 검찰에 소환돼 이용호씨가 준 5000만원에 대해 “급료로 받았다”고 진술했고 검찰은 도씨의 진술만 믿고 이수동씨의 금품 수수에 대해 수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지난해 이용호씨 사건 수사를 지휘한 유창종(柳昌宗·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당시 대검 중수부장은 4일 “검찰 수사 당시 도씨가 5000만원을 받은 것은 확인됐지만 이수동씨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기 때문에 수사팀이 수사 상황을 이수동씨에게 알려준 일은 없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또 이용호씨의 계열사 주가 조작 조사 무마 로비가 실제 이뤄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김영재(金暎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이번주 중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