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大 이공계 신입생 수학실력 크게 떨어져

  • 입력 2002년 3월 5일 17시 59분


이른바 ‘이해찬 1세대’로 불리는 올해 서울대 신입생들의 수학 실력이 크게 떨어져 7명 중 1명은 정상적인 대학교육을 받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는 5일 올해 입학생 중 자연대와 공대 신입생 1294명을 대상으로 수학 과목의 수학성취도평가시험을 실시한 결과 성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응시자의 수학 평균은 37.6점으로 지난해의 52.9점보다 15.3점이나 떨어졌고 최상위권인 5%의 평균도 72.8점으로 지난해 86.4점보다 13.6점, 중위권은 15점가량 떨어졌다. 10점 이하와 0점을 받은 학생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규 과목을 이수할 실력이 안돼 ‘기초수학’ 과목을 수강해야 할 학생이 13.9%인 180명으로 지난해의 7.6%보다 2배가량 늘어난 반면 일정 수준 이상의 학생을 위해 학교측이 올해 개설한 ‘고급수학 및 연습Ⅰ’ 과목을 들을 수 있는 학생은 9.7%인 125명에 불과했다.

학교 측은 그러나 기초수학 수강 대상 학생 등의 점수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수리과학부의 한 채점 교수는 “주관식 문제는 손도 못댄 학생들이 상당수였고 개념이나 정의만 제대로 알면 풀 수 있는 단답형 문제도 풀지 못한 학생이 많았다”며 “미적분을 따라갈 수 없는 학생이 그대로 정규수업을 들으면 F학점을 받아 낙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유우익(柳佑益) 교무처장은 “수학 성적 하락은 전반적인 학력 저하와 함께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우수 학생이 이공계 진학을 기피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전체 신입생 4083명을 대상으로 치른 영어능력시험(TEPS)에서는 1000점 만점에 701점 이상을 받은 고득점자가 30%로 지난해 12%에 비해 크게 늘었고 △501∼700점 47% △500점 이하는 23%로 나타났다. 500점 이하를 받은 학생은 학교 측이 개설한 ‘실용영어 공개강좌’를 수강하거나 자율학습을 통해 다시 시험을 치러 501점 이상을 받아야 정규 대학영어를 수강할 수 있다.서울대는 기초교육원을 설치해 신입생 교양교육의 내실화를 기하는 한편 내년부터는 물리 화학 등 일부 과학 과목도 평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