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장애인에겐 머나먼 ‘대중교통’ 지하철

  • 입력 2002년 3월 6일 02시 28분


경인전철 도원역 인근에 살고있는 지체장애인 김동희씨(39)는 요즘 이 역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 이 곳에는 휠체어 리프트카가 설치돼 있지 않아 전철을 타려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인천시장애인단체총연합회(회장 정의성)는 김씨와 같은 장애인 50명을 동원해 2000년 9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학교 도서관 구청 병원 백화점 전철 등 인천시내 644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조사하도록 했다.

연합회가 5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경인전철 인천구간인 인천역∼부개역간 11개 전철역의 승강장에 표시된 시각장애인용 위치표시는 모두 잘못되어 있다.

전동차를 타는 곳과 내리는 곳의 위치표시가 일치하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우왕좌왕하며 출입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또 경인전철이나 인천지하철1호선의 모든 역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피난시설을 전혀 갖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청각장애인들이 긴급대피할 상황을 감지할 수 있는 경광등이나 형광안내판 등이 필요하는 것이다.

이밖에 △휠체어 리프트의 조종판이 120㎝ 이상 높이로 설치된 곳이 많고 △장애인화장실이 비좁거나 청소도구 보관창고로 전용되고 있으며 △엘리베이터를 상하행선 중 한 곳만 설치한 점 등을 열거했다.

연합회는 ‘장애인 편의시설을 비교적 잘 설치한 곳’으로 경인전철 동암역과 경인여대 본관(주출입구 접근로), 계산공고와 만수여중(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동인천길병원(복도), 동부교육청과 인하대병원(점자블록), 부개2동사무소(접수대) 등을 꼽았다.

연합회 간사인 김보경씨는 △화장실 앞 출입구 바닥에 설치된 점자블록은 출입시 장애인이 부딪히는 사고를 막기 위해 벽쪽으로 옮겨야 하며 △장애인용 화장실의 핸드레일과 휴지걸이를 장애인의 키높이에 맞게 보완해야 하고 △휠체어가 다니는 경사로의 폭을 넓히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재질로 설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합회는 현재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시민촉진단’을 구성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올해안에 횡단보도, 지하차도 등에 대해 2차 실태조사를 할 계획이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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