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주부총리 '1일 고3 체험'서 학부모 고언에 난처

  • 입력 2002년 3월 6일 18시 19분


6일 오전 이상주(李相周)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고교 3학년 학생의 생활을 몸소 겪고 어려움을 느껴본다는 취지에서 ‘1일 고3 수험생 체험’을 했다.

이 부총리는 오전 7시10분 서울 수도여고 3학년1반 김진이(金眞伊·17)양과 함께 등교하면서 수험생 체험을 시작했다.

영등포구 신길6동 김양의 집에서 동작구 신대방동의 학교까지 걸어가는 15분여 동안 이 부총리와 김양은 고교 3학년 생활의 부담감,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김양은 “학생들이 이공계열을 기피하는 것은 수학과목이 너무 힘들고 대학의 자연계에 교차지원이 허용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학년1반 교실에 도착한 이 부총리는 반 학생들과 10여분간 이야기를 나눈 뒤 교장실로 자리를 옮겨 학교 관계자 등과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총리와 서울시교육청 서범석 부교육감 사이에 서울시 고교 전학생 ‘신청 대란’과 관련해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부총리는 “문화국가에서 어떻게 전학신청 때문에 노숙을 할 수 있느냐, 창피한 일”이라며 탄식하자 서 부교육감은 “지난해에도 노숙을 했고 올해는 강남 특정학교에 가려고 줄을 선 것뿐”이라고 대답.

이후 이 부총리는 조회와 1교시 문학수업을 10여분간 참관한 뒤 오전 9시40분경 교장실에서 학부모 및 교사 10여명과 20여분간 교육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학부모 육근구씨는 “공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설학원에 의지하고 있는 것과 특기와 적성교육 운운하며 능력이 다른 학생을 모아서 가르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고 학부모 이영숙씨는 “모든 게 입시위주로 가니까 인간교육은 꿈같은 얘기”라고 꼬집었다.

또 배형택 교사는 “수시모집제도는 상당히 도움이 되긴 하지만 1, 2학기 수시모집을 준비하느라 교사들이 너무 힘들고 합격생의 관리도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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