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총리는 8일에도 역시 한 초등학교 교사를 집에서부터 동행하며 ‘1일 교사체험’에 나선다. 학교 현장의 체험을 통해 학생과 교사의 입장을 알고 현실성 있는 정책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이번 행사에는 교육부 학교정책실장과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 등 간부들이 수행했고 취재진과 TV카메라도 뒤따랐다.
이 부총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교육부 차관과 실국장들까지 똑같은 체험을 해보고 현장감 있는 교육정책을 마련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언뜻 보면 누군가 ‘산뜻한’ 아이디어를 냈다는 생각이 들지만 뒤집어 보면 왠지 ‘열심히 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전시행정’이란 인상을 떨칠 수 없다.
이 부총리는 경기도 고교 신입생 재배정 사태와 완공되지도 않은 학교에 신입생을 배정한 일이 벌어진 지난달 17일에는 수도권의 6개 학교를 연속 방문했다.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이 부총리는 누구보다 대통령의 의중을 잘 읽고 있는 듯하다.
“나는 전임 교육부 장관들이 왜 경질됐는지 잘 보아왔다. 그분들도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지만 일선 현장을 휘젓고 다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 임명권자는 불만일 수도 있다.”
교육부총리가 교육현장을 챙기는 것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문제는 며칠 전부터 ‘준비된 행사’를 통해 마련된 자리에서 과연 얼마나 진솔한 이야기가 나올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전 준비를 통해, 또 번듯한 학교를 찾아가기보다는 교육의 문제가 그대로 녹아 있는 현장을 소리 소문 없이 돌아본다면 더 좋은 교육 구상이 떠오르지 않을까.
이인철기자 사회1부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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