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항동의 대형 할인매장 E마트에서 상품권 판매와 중국어 통역을 담당하고 있는 남숙영씨(38·중국 흑룡강성)는 최근들어 부쩍 바빠졌다.
지난해 여름부터 매장을 찾는 중국인 손님들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물건을 한 보따리씩 사가는가 하면 인천시내는 물론 남대문시장 등 다른 지역에 관한 정보도 묻곤 한다.
▼외국손님 발길 잦아▼
E마트 옆에 붙어 있는 전자제품 대리점 하이마트와 대형 서점 북마트에도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 손님들의 발길이 잦다.
이들 매장에 외국 손님이 늘고 있는 것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의 영향이 크다. 입·출국시 미처 챙기지 못한 선물이나 생필품을 마련하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
최근 주안과 부평의 그늘에 가려왔던 동인천 상권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이는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객 증가에 따른 상가의 입점과 이에 따른 고객의 유인효과 등이 상승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중국 관련 무역업체인 ㈜동방기린 서학보 사장은 “보따리상 중에도 서울 남대문시장 등에서 물건을 구입한 뒤 출국 전에 이 곳에 들러 빠뜨린 품목을 대량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최근 이 부근에는 중국 무역 대행업체도 30여 개나 들어섰다.
특기할 만한 것은 E마트와 하이마트 등 세 곳 모두 지난해 상반기에 문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 손님을 상당수 확보했다는 점이다.
사실 이 지역은 몇 년전만 해도 버려진 곳이나 다름없었다.
인천항을 이용하는 국내 운송업체들의 대형 창고가 즐비했지만 경기침체와 물동량 감소로 대부분 먼지를 뒤집어쓴 채 10여년 동안 명맥만 유지해 온 것.
▼재래시장도 새단장 나서▼
동인천지역은 자유공원, 월미도, 연안부두 등 관광명소를 끼고 있는데다 지하상가, 신포시장 등이 어우러져 80년대 후반까지 인천지역의 대표적 상권이었지만 현재 이 지역의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4만5000명에 불과할 정도. 주안(15만명)이나 부평(10만명)에 비해 그 세가 크게 위축된 상태다.
그러나 지난해 2월 E마트가 문을 열고 7월까지 하이마트와 북마트가 연이어 들어서자 동인천 전체 상권이 새롭게 활기를 띠게 되었다.
또 패션전문 쇼핑몰 ⓝjoy가 올해 1월 동인천 역사에서 문을 열어 상권 활성화에 가세. 이들 매장은 대부분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체 길이 5㎞가 넘는 지하상가도 올 하반기 인테리어를 다시 하고 신포시장 등 재래시장 2곳도 주변 환경개선을 통해 본격적인 손님끌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관할 구청에서도 내년말까지 도로포장, 전기·통신선의 지중화 작업과 함께 ‘차 없는 거리’ ‘삼치거리·찌개거리’ 등 특화된 거리를 조성해 주변 관광지와 연계할 계획.
여기에 자유공원 일대(북성동)에 조성되고 있는 ‘차이나타운’도 이 지역 상권 활성화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박승철기자 parkk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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