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의 동곡요양원에서 생활하는 안형근(安珩根·39), 김상규(金相圭·37)씨. 이들은 이번 학기부터 명예학생 자격으로 대전의 배재대 인문학부에서 철학과 사고 훈련 및 문장 이론과 실기 등 두 과목의 강의를 듣는다.
6일 오후 4시 철학과 사고훈련 수업 첫시간에서 앨빈토플러의 제3의 물결 이야기가 나오자 안씨 등은 그 책을 읽어봤다 며 자랑하기도 했다.
배재대는 이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강의실을 장애인전용 승강기가 설치돼 있는 21세기관으로 옮겼다. 또 이 인문학부 학생들은 1주일에 두 번씩 학교를 찾는 이들을 위해 2명씩 조를 짜 수업 도우미 역할을 하기로 했다.
안씨 등과 배재대의 인연은 지난 2000년 여름방학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배재대 교수와 학생들이 동곡요양원으로 자원봉사를 나갔다 안씨 등이 워드를 치는데 10초씩이나 걸려가며 시와 수필을 쓰는 모습을 보고 작품집 출간을 약속했다.
배재대는 지난해 12월 이들 요양원 가족들이 작품집 하얀 바람이 내게 말을 걸어오면 을 발간하는데 실제로 도움을 주는 한편 출판기념회도 주선했다.
배재대 관계자는 "출판기념회에서 안씨 등이 대학에서 강의를 들어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해 명예학생 입학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배재대측은 이들이 강의를 듣고나면 명예수료증 등을 수여해 할 계획이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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