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9시경 충남 서산시 해미면 기지리 U초등학교 앞길에서 공기총으로 보이는 총기와 쇠파이프를 든 3인조 복면강도가 농협직원 4명이 탄 현금수송 차량을 급습해 현금 가방을 탈취해 달아났다.
범인들은 이날 충남 44나 9081호 스포티지 승용차를 타고 농협 서산시지부에서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장병들에게 지급할 월급을 수령해 싣고 가던 충남 35마 8007호 아반떼 승용차를 뒤쫓아와 오른쪽 뒤 범퍼를 들이받았다.
범인들은 이어 추돌 충격으로 중앙분리대에 걸쳐 선 아반떼 승용차의 앞 유리창을 쇠파이프로 부순 뒤 총기로 위협, 직원에게 열쇠를 빼앗아 트렁크에서 현금가방을 탈취했다.
범인들은 스포티지 승용차는 현장에 버리고 도로 반대편에서 대기 중이던 번호 미상의 흰색 중형 승용차를 타고 예산군 덕산 방향으로 도주했다.
현금수송차량에는 부대 내 농협출장소 직원 4명이 타고 있었으며 탈취당한 가방에는 현금 2억원과 수표 100만원권 500장, 10만원권 300장, 미발행권 300장 등이 들어 있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1㎞가량 떨어진 곳에서 대기하던 노란색 법인택시가 범인들의 승용차와 함께 달아났다는 목격자들의 말에 따라 최소한 3명 이상이 범행에 가담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범인들이 군부대 장병 월급 수령일과 현금 수송 시간 및 경로를 정확히 알고 있었던 점으로 미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자나 동일 전과자들의 소행으로 보고 180㎝ 내외의 키에 얼룩무늬 군복차림의 용의자들과 이들이 타고 도주한 흰색 중형 차량을 긴급 수배했다.
경찰 조사 결과 범인들이 버리고 간 스포티지 승용차는 지난달 서산의 J자동차매매상사가 태안의 중고차 매매센터에서 매입, 카센터에 수리를 맡긴 차량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번 사건에서 농협측은 청원경찰관이나 현금수송 전문업체 직원 없이 자체 남녀 직원들만으로 현금을 수송했으며 이들이 가스총을 소지했으나 당황해 사용조차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