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동씨 자택서 언론사 세무조사 문건 압수

  • 입력 2002년 3월 10일 16시 44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를 수사중인 특별검사팀은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평화재단 상임이사장 자택에서 언론사 세무조사와 차기 정권창출 등에 관한 문건을 압수해 정밀 분석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이들 문건의 작성주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아태재단이나 재단 고위관계자 등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드러나면 언론사 세무조사가 정권 핵심에 의해 직접 기획 연출됐다는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또 김홍업(金弘業)씨의 측근 인사인 김성환(金盛煥)씨가 차명계좌로 거액을 관리하면서 이수동씨 등에게 1억원을 전달한 단서를 포착했으며 이들의 계좌 추적 과정에서 정체를 알수 없는 10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발견하고 그 출처와 사용처를 조사중이다.

▽언론개혁 및 차기정권 창출, 인사개입 문건=특검팀은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이수동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통치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중앙신문에 대한 개혁이 시급하다 는 7쪽짜리 문건과 지방언론개혁 방안 차기정권 창출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연구 등의 문건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 문건의 작성 주체는 확인하지 못했으며 구체적인 내용도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특검팀 주변에서는 이수동씨의 지위나 문건의 제목 등에 비춰볼 때 문건은 이수동씨가 개인적으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 재단 내부 또는 정권핵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단체에서 계획적으로 작성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 문건의 작성경위와 주체 등에 대해 검찰에 넘겨 수사하도록 하는 방안과 특검법 개정 등을 거쳐 직접 수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아태재단은 "문건은 재단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언제 어떻게 누가 만들었는지 모른다"고 해명했다.

특검팀은 또 이수동씨가 해군참모총장 등 군과 경찰 등의 인사 청탁을 하고, 월드컵 상암구장 매장 및 월드컵 경기장내 기념품 매장의 운영과 임대 등 이권에 관여한 정황이 담긴 문건도 압수했다.

특히 해군참모총장 관리방안 에는 후임 총장 인선과 관련해 해군장성의 인사적체 현상과 영남편중 실태, 육 해 공군 총장과의 비교 분석과 함께 총장 후보 3명에 대한 인물평까지 들어 있다.

이씨는 특검에서 "이 문건은 해군작전사령관에게서 도와달라는 취지로 받아 보관했으며 실제 인사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수동씨 비자금 수사=특검팀은 김성환씨가 실소유주인 환경미화원 김모씨 명의의 차명 계좌에서 수표로 발행된 1억원중 이수동씨 본인 계좌에 1300만원, 부인 계좌에 3100만원이 각각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나머지 5600만원중 1000만원은 아태재단 관계자들에 의해 배서돼 사용됐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특검팀은 이외에도 10억원 이상의 거액이 들어있는 가차명 계좌를 발견하고 이수동씨와 김성환씨 등이 이 계좌를 직접 관리했는지 수사중이다.

특검팀은 또 금감원이 99년말 이용호씨 계열사에 대한 주가조작 조사에서 이씨를 고발대상에서 제외한 것과 관련해 당시 금감원 공시조사실장 윤모씨가 조사팀의 고발 의견을 묵살, 제외시킨 사실을 확인했다. 윤씨는 지난해 11월부터 IBRD 파견 근무차 미국에 체류중이다.

<정위용 이상록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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