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영화에 나오는 ‘아기공룡 둘리’처럼 몸색깔이 연두색인 강아지가 진돗개와 일본 품종의 ‘아키다’ 수렵견 사이에서 태어나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강아지는 2일 새벽 강원 양양군 손양면 간리 손양주유소에서 세살 난 진돗개 암컷과 다섯살짜리 아키다 수컷 사이에서 태어났다.
11일 현재 아직 눈을 뜨지는 못하지만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이 강아지의 어미개와 아비개의 색깔은 모두 흰색.
주인인 손양주유소 대표 이재윤(李在潤·56)씨의 막내딸이 연두색인 ‘둘리’를 본떠 이름을 지었다.
이씨는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를 앞두고 양국의 대표적 품종 사이에서 특이한 강아지가 태어나 기쁘다”며 “작게는 가정의 평화를 가져다 주고 크게는 성공적인 월드컵 개최를 암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키다는 1630년 일본 아키다 지방의 성주 사다케가 무사들의 투지를 배양하기 위해 토착견과의 혼혈을 통해 만든 것으로 평소에는 얌전하지만 낯선 사람과 동물에게는 방어본능을 일으켜 주인을 보호하는 용맹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서울대 수의대 박재학(朴在鶴·44) 교수와 한림대 실험동물부 오양석(吳洋錫·50) 교수 등 전문가들은 “개의 경우 연두색 털을 지니게 하는 유전자는 없다”며 “철분 등 영양결핍이 아니라면 돌연변이 중 100만분의 1에 해당하는 희귀한 경우”라고 말했다.
양양〓경인수기자 sunghy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