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착공한 이 학교 건물은 정상적이라면 올 9월에야 완공될 예정이지만 지난해 정부의 교육여건 개선사업에 따라 학급당 인원을 줄이기 위해 일단 서둘러 신입생을 받았다.
당초 다른 학교처럼 4일 입학식을 치른 뒤 수업은 한동안 교실이 여유 있는 인근 호곡초등학교에서 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결국 입학식을 일주일 늦추고 ‘공사중인 학교’를 개교하기로 한 것이다. 뒤늦게 입학식이 열렸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은 아직도 공사가 한창인 학교 건물을 말없이 지켜보기만 했다.
이날 이 학교 건물 전체에는 안전망이 둘러싸여 있고 ‘안전제일’ ‘추락위험’ 등의 표지판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신입생 334명이 쓰게 될 8개의 교실과 2개의 특별수업 교실만 공사가 마무리됐고 3층 이상은 벽돌쌓기와 내부 공사가 한창이었다.
컴퓨터실과 과학실에는 책걸상만 있고 컴퓨터와 과학기자재는 없었다. 식당으로 사용될 공간은 임시 교무실로 쓰이고 있었다.
운동장 상당 부분은 건축자재 야적장과 인부 숙소 등으로 사용중인 상태이고 나무와 꽃 한 포기도 심어져 있지 않았다.
고양시 전체 중학교가 실시중인 학교급식은 9월경에야 가능할 예정이고 특기적성 교육은 빨라야 4월에나 가능하다는 것.
안전망이 건물을 둘러싸고 있어 교실에서 밖을 내다볼 수 없고 화재시 사용할 좌우측 통로도 공사 때문에 가로막혀 있었다.
본관 건물은 5월 말이면 마무리되나 곧바로 별관 건물 신축공사가 시작되기 때문에 내년 2월까지 이 학교에서 망치소리가 계속될 전망이다.
이 학교 박경호 교장(54)은 “주어진 여건이 열악하지만 학생들이 안전하게 효과적인 수업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모씨는 “완공되면 고양에서 제일 좋은 학교가 된다지만 그동안은 아이들이 계속 ‘공사장 학교’를 다녀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