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충남 태안사구 주변 난개발로 훼손우려

천연기념물인 충남 태안의 신두리 사구(砂丘·모래 언덕)가 앞으로 주변 지역의 개발로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

행정기관이 사구 주변 지역에 대해 개발을 불허했다 최근 소송에서 패소했기 때문이다.

태안군은 B토지신탁개발이 다가구주택 등을 짓기 위해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사구 인근 터(8492㎡)에 대해 신청한 산림형질변경 허가신청을 반려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반려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최종 패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태안군은 앞으로 이 회사가 사구에서 불과 1㎞ 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 지역에 건축허가를 신청할 경우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한 허가를 내줘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의 경우 건축물을 지으려면 축대를 쌓아야 하고 그럴 경우 해류와 바람의 흐름을 바꾸어 놓아 사구 주변이 훼손됨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사구 보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개발 수요가 이번 소송지역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태안군에 따르면 B토지신탁개발이 다가구주택을 지으려는 지역을 포함한 사구 인근지역에는 이미 근린생활시설 타조사육장 일반주택 등을 짓겠다는 12건(4만296㎡)의 산림형질변경 허가신청이 들어와 있다.

태안군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업자가 산림형질변경 허가신청에서 승소함에 따라 앞으로 개발 요구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라며 “건축 허가를 엄격히 심사하는 방법으로 환경 당국과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지만 사구 주변의 난개발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한편 태안군은 B토지신탁개발이 다가구주택 등을 짓기 위해 지난해 2월 사구지역 내 1만5271㎡에 신청한 산림형질변경 허가신청을 반려했으나 이 회사가 반려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해 1심 승소한 상태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태안〓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