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뛰는기업,기업인…(주)손오공 최신규 사장

  • 입력 2002년 3월 11일 21시 03분


8일 오후 2시경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남동공단에 위치한 ㈜손오공(www.sonokong.co.kr) 회의실.

이 회사 최신규사장(47)이 새로 개발하고 있는 로봇 장난감을 시연하고 있다. 로봇에 달린 버튼을 누르자, 로봇의 배에서 유리구슬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튀어나간다. 이어 원형의 플라스틱 접시가 뒤를 이어 발사된다.

“곧 시판에 들어갈 장난감인데 어때요?. 어린이들이 무척 좋아하겠죠?.”

지난해 팽이장난감 ‘탑블레이드’로 완구시장을 석권한 최사장. 시연을 하면서도 기자의 반응을 살피는데 여념이 없다.

탑블레이드는 지난해 10월 시판에 들어간 뒤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400여만대가 팔려나갔다. 돈으로 따지면 200여억원 어치가 팔린 셈. 한때는 정품뿐만 아니라 국산 및 중국산 유사제품까지 없어서 못 팔았다.

포켓 몬스터, 디지몬 등 일본산 캐릭터 완구에 밀려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던 우리나라 완구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은 것.

손오공은 현재 미국 H·N사와 탑블레이드 만화영화 계약을 맺고 현지 TV 방송을 통해 8월부터 미국에서도 방영할 계획이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500여억원을 올해에는 650억여원 목표로 늘려 잡았다.

완구 판매를 하면서 동시에 어린이들의 기호에 맞는 관련 애니메이션을 제작 방영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것. 90년대 초 애니메이션 제작 및 기획 전문사인 자회사 SCM(전 서울애니메이션)을 설립한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손오공이 탄탄대로만을 달려온 것은 아니다.

96년 26억원을 투자해 만든 만화영화 ‘영혼 기병 라젠카’가 반응이 좋지 않아 장난감 판매를 포기해야 했다. 이어 ‘붐이 담이 부릉부릉’ ‘하얀 마음 백구’는 만화영화로는 성공을 했지만 완구 시장에선 겨우 적자를 면했다.

손오공은 올해 4월경 본사 이전과 함께 서울 구로구 궁동에 200석 규모의 ‘어린이 무료 만화극장’을 마련한다. 주 2,3회 시설 아동 등 어린이들을 초청해 만화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다. 최사장은 앞으로 세계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짓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그는 20세 때인 74년 소규모 주물공장을 창업해 믹서기 같은 주방용품을 제작하다가 81년부터 완구를 내놓기 시작했고 90년대 들어 완구와 애니메이션을 일체화한 제품을 개발해왔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