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수지와 죽전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주민들은 오리역∼죽전역 1.8㎞ 구간이 지상으로 계획돼 있어 주거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 구간을 지하화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철도청은 이 같은 요구대로 할 경우 막대한 비용이 추가로 드는 데다 공사기간 연장 등의 문제가 있다며 수용하기 곤란하다고 밝히고 있어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역사 추가 요구〓용인시내와 수지읍, 구성읍, 기흥읍 등 서북부지역 주민들은 철도청이 지난해 11월 확정한 분당선 연장노선 기본안 중 죽전역∼구성역∼구갈역간 거리가 각각 3㎞와 3.2㎞로 돼 있어 이용에 큰 불편이 예상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달 20일 “죽전역과 구성역 사이에 가칭 ‘연원역’을 추가해 역간 거리를 2㎞로 조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철도청에 제출했다.
시 관계자는 “이들 역 주변의 인구는 현재 13만여명이나 이곳에 연장선이 들어오는 2006년경에는 죽전지구, 구갈지구 등의 대단위 택지사업이 완료돼 총 36만명으로 늘어난다”며 “장기적 안목에서 역사를 추가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분당선 야탑역∼서현역(3.1㎞) 구간은 당초 이용객 예측을 잘못하는 바람에 이들 역의 중간지점에 현재 480억원을 들여 이매역을 신설 중”이라며 “막대한 추가 비용과 주민 불편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역사를 추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하화 요구〓수지 죽전 일대 16개 아파트단지 주민들과 상인들은 최근 ‘죽전지상철도 설치 반대 주민대책위’를 구성해 지상으로 계획된 오리역∼죽전역 1.8㎞ 구간을 지하화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대책위는 주민 2990여명이 연대서명한 청원서를 지난달 27일 철도청에 제출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고층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 지상으로 시공하면 소음과 진동 분진 등으로 인해 주거환경이 크게 훼손된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했다.
특히 3, 4년 전부터 100여개 상점이 모여들어 형성된 의류 할인상가 ‘죽전 패션타운’ 상인들은 “현재 계획대로라면 노선이 패션타운 건물을 지나도록 돼 있어 공사가 시작되면 건물이 헐리고 쫓겨나야 할 판”이라며 “지상노선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철도청 방침〓철도청은 죽전역 일대를 지하화할 경우 공사비가 1600여억원 정도 추가 소요되고 공기도 지연된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철도청 관계자는 “현재 이용객 예측으로는 역사도 추가 설치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용인 서북부지역의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예정대로 공사를 빨리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철도청은 현재 수서역(서울)∼오리역(분당)을 운행하고 있는 분당선의 연장노선을 2005년까지 오리역∼죽전역, 2006년까지 죽전역∼구갈역, 2008년까지 구갈역∼수원역 등 단계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용인〓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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