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씨 비리자료 美에 전달

‘세풍’사건으로 기소된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 전 의원에 대한 재판이 사건의 주범인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 차장이 미국에서 검거된 뒤 12일 다시 열렸다.

그러나 서울지법 형사합의21부(박용규·朴龍奎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소환된 SK그룹 손길승(孫吉丞) 회장과 OB맥주 박용성(朴容晟) 회장, 동부그룹 김준기(金俊起) 회장이 모두 불출석해 심리가 진행되지 못했다.

재판부는 “증인들이 업무상의 이유 등으로 잇따라 재판에 불출석하고 있다”며 “4월29일 열릴 다음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부과 등의 징계방안을 검토하거나 증인 채택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미국에서 인도재판을 받고 있는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의 뇌물 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설명 자료를 미 법무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씨의 행위가 한국법뿐만 아니라 미 연방형법상으로도 ‘연방공무원의 뇌물수수죄’ ‘불법선거 모금죄’ ‘공권력을 이용한 선거 부당개입죄’ 등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설명자료도 함께 보냈다.

이는 인도심사를 맡은 미 연방법원 판사가 지난달 26일 이씨에게 적용되는 한국 법률과 한미 범죄인인도조약에 규정된 쌍방 가벌성 요건 등에 대한 자료를 미 연방검사에게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법무부는 이와 함께 주미 법무협력관을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