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김성환씨 추가 돈거래 의혹

  • 입력 2002년 3월 13일 06시 45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金弘業)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이 자신의 고교 및 ROTC 동기인 김성환(金盛煥·전 서울음악방송 사장)씨와 차명계좌를 통해 추가로 7억∼8억원 이상의 자금거래를 해온 단서가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에 포착됐다.

‘이용호(李容湖) 게이트’를 수사 중인 특검팀은 12일 김성환씨가 김홍업씨에게 1억원을 빌려준 돈이 있었던 계좌 이외에 김성환씨의 또 다른 차명계좌를 찾아냈다.

이 계좌에는 출처 불명의 자금 7억∼8억여원이 있었으며 특검팀은 이 돈의 대부분이 김홍업씨에게 건네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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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이 계좌의 명의인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거주하는 40대 여인을 소환해 추궁한 끝에 계좌의 실제 주인이 김성환씨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이 돈이 이용호씨 또는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평화재단 상임이사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이 돈이 여러 차례의 자금 세탁 과정을 거쳐 차명계좌에 입금됐고 김홍업씨에게 수시로 돈이 건네진 점으로 미뤄 이 계좌가 김홍업씨 또는 아태재단의 비자금 계좌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분이 특검의 수사 대상이냐는 논란에 대해 특검 관계자는 “일단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나서 수사 대상인지 아닌지를 가린 다음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검찰에 넘겨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환씨는 이날 전화를 받지 않았으며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홍업씨와는 40년 친구로 어려울 때 가끔 도움을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김홍업씨의 또 다른 측근으로 알려진 KBS 라디오 편성부장 이철성씨(44)의 계좌에 대해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용호씨의 돈 1000만원을 전달받은 경위와 김홍업씨와의 금전거래를 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특검팀은 이철성씨가 이용호씨에게서 현금 5억원이 든 통장을 받아 주식에 투자한 경위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한편 특검팀은 이용호씨 계열사 경리직원 정모씨를 불러 “이용호씨가 2000년 6월부터 8월까지 주말을 이용해 4차례 이상 억대의 돈을 챙겨 골프장에 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이날 전국 130여개 골프장에 협조공문을 보내 이용호씨와 같이 골프를 친 인사가 누구인지와 2000년 5월에 있었던 이씨에 대한 진정사건과 관련해 그가 검찰 간부 또는 정치인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는지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해 11월 이수동씨에게 대검 수사 상황을 알려준 검찰 간부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 전화 통화 기록을 분석한 결과 고검장급 현직 검찰 간부가 이씨와 집중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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