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화공학박사에서 골프교수로 변신

  • 입력 2002년 3월 13일 23시 45분


한때 노벨상을 꿈꾸기도 했던 화학공학박사가 유학시절 우연히 접한 골프의 매력에 빠져 10여년만에 골프 관련학과 교수로 강단에 섰다.

올해 신설된 충북 청원 주성대학 골프경영학과 이태영(李太永·47) 교수.

서른살 이전엔 골프용어조차 낯설었던 이 교수가 골프관련 전문인 양성에 나서게 된 것은 ‘우연’이 가져다 준 ‘필연’.

연세대(74학번)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뒤 영남대에서 전임으로 강단에 선 이 교수는 더 많은 연구활동과 박사학위 취득을 위해 83년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앨라바마대에서 전산학 석사학위를 딴 뒤 텍사스 주립대에서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위해 공부에 열중하던 이 교수는 87년 오랜 유학생활로 권태감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 교수가 ‘골프 전도사’로의 인생전환이 이뤄진게 바로 이때. 분위기 전환을 위해 유학생 골프 동아리 모임에 가입하면서 부터다.

푸른 그린위에서 처음으로 샷을 날려본 이 교수는 이후 골프에 푹 빠지게 됐다.

매주 한번의 라운딩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고 도시락을 싸가며 학교 잔디밭에서 ‘나홀로 골프’에 열중했다. 골프에 몰두하다 보니 박사학위도 두학기나 늦게 받았다.

91년 귀국후 대기업 연구소에 근무하던 이 교수는 골프를 잊지 못하다 97년말 미 샌디에이고 골프아카데미에 입학, 본격적인 골프수업에 들어갔고 99년 PGA A클래스 멤버십 테스트를 통과하고 귀국했다.

골프클럽제조회사 자문역과 골프클럽제작자협회장을 맡으며 골프의 대중화에 노력하던 이 교수는 지난해 주성대학 골프경영학과 교수 초빙에 선뜻 응했다.

이 교수는 “골프기술만이 아닌 클럽제작, 레슨지도법 등 다양하고 체계적인 강의를 통해 골프전문인과 우리의 골프문화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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