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일대 취사야영 전면금지

2000년 정부의 동강댐 건설 중단조치 이후 래프팅 인파 등으로 인해 생태계가 훼손돼온 강원 동강 일대가 관광성수기 이전인 올 6월까지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된다.

이 경우 외부탐방객들의 취사와 야영행위가 전면 금지되고 벌채, 토지 형질변경, 보호대상 야생동식물의 채취 및 포획 등도 금지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최고 징역 2년이나 벌금 2000만원이 부과된다.

환경부는 강원 정선군 정선읍 광하교∼영월군 영월읍 섭세 구간 46㎞를 잇는 동강유역 중 1단계로 국공유지 및 수면 2400여만평을 상반기 내에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이 일대 사유지 900여만평은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매입해 올 하반기부터 2단계로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키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동강 일대는 강원도에 의해 4월부터 ‘자연휴식지’로 지정되지만 이것만으로는 생태계보호에 미흡하다고 판단해 동강생태계보전 민관합동자문회의에서 마련된 방안을 토대로 이 지역을 생태계보전지구로 지정키로 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우선 동강을 보호하기 위해 접근로인 △정선 광하지구 △평창 미탄지구 △영월 섭세지구 △정선 신동지구 등 4개 출입로에 안내통제소를 마련하고 인근에 주차장을 설치해 차량을 통한 동강 접근을 완전히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탐방객들은 안내통제소 부근에 차를 세운 뒤 셔틀버스를 이용해 동강으로 접근해야만 한다.

환경부는 또 탐방객들에 의한 동강 래프팅은 현재와 같이 가능하지만 대신 하루 최대 인원을 7000명으로 제한해 래프팅에 의한 생태계 훼손을 막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동강의 래프팅 인구는 7, 8월 휴가철에는 하루 최고 2만5000여명에 육박하며 연간 22만여명이 찾고 있다.

동강은 그동안 래프팅 인구가 버린 쓰레기와 오물로 뒤덮인 데다 낮은 수심 때문에 래프팅용 보트가 강바닥과 부딪치면서 물고기들의 서식지가 파괴되는 등 수난을 겪어왔다.

이로 인해 1급수 청정수역을 자랑하던 동강의 수질이 지난해 4월 이후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1.4ppm을 넘어서 2급수로 전락하는 등 한때 수질이 크게 악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생태계보전지구로 지정되더라도 현지 주민들의 일상적인 영농행위와 산나물 채취, 어로행위, 주거 목적의 개축행위 등은 규제가 따르지 않는다.

환경부는 사유지를 국가가 매입하더라도 원주민에 대해 친환경적 유기영농을 하는 전제로 경작권을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이 지역을 행락위주의 기존의 관광지와는 다른 생태관광시범지역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동강지역 주민들은 “수십년간 댐건설예정지구로 묶여 경제적 피해를 당했는데 이제 다시 생태계보전지구로 지정되면 재산권을 침해당할 수밖에 없다”며 보전지구 지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망〓이번 생태계보전지구 지정을 계기로 동강 주변의 무분별한 개발과 취사, 야영 등으로 인한 생태계 훼손은 한풀 꺾이겠지만 그렇다고 동강의 생태계가 바로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1차적으로 생태계보전지구 내 사유지 매입에 상당한 예산과 시일이 소요될 뿐더러 도시를 탈출해 자연경관을 즐기려는 관광수요와 주민들의 개발 욕구를 무조건 막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자연환경보전이용시설 예산을 이 지역에 우선 지원해 자연학습시설 생태탐방시설 생태체험관광시설 등을 설치함으로써 생태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고 지역주민을 관광사업에 참여시킬 방침이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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