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현행 법정선거비용제도는 기성 정치인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해 후보자간 선거운동의 기회균등에 위배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법학원(원장 박우동·朴禹東)은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선거법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법학 심포지엄을 열었다.
진행을 맡은 이용훈(李容勳)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올해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 등을 앞두고 현재 구조적으로 많은 모순점을 안고 있는 선거 관련법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중앙대 법대 권영설(權寧卨) 교수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국회의원 당선 무효의 기준이 되는 현행법(공직선거법 제264조)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제2항과 조화되기 어렵다”며 “이는 국민의 주권적 의사를 파기하는 정치적 권능을 일방적으로 부여해 근원적인 위헌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대 법대 정만희(鄭萬喜) 교수는 “현행 국내 공직선거법은 일본의 선거법을 그대로 모방해 국내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고비용 선거풍토의 척결을 위해 법을 현실화함으로써 선거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선거를 혼탁시키는 선거자금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원지방법원 김재협(金在協) 부장판사는 “선거운동의 제한이 선거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국내 정치 현실상 선거의 자유가 선거의 공정성보다 우위에 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부장판사는 “형사처벌을 받게 하는 선거범죄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이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의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