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아 5명이 비장애 어린이 12명과 한자리에 모여 교사 2명으로부터 수업을 받고 있었다.
장애아들은 옆에 있는 비장애아 친구를 따라하거나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똑같이 블록을 맞추거나 가위질과 풀칠을 했다.
입학한 지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언뜻 보아서는 누가 장애아인지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모두 환한 표정을 지으며 수업에 열심이었다.
97년 개교 때부터 시작된 이 학교 유치부는 장애아 15명과 비장애아 40명이 만 3, 4, 5세반으로 각각 편성돼 통합교육을 받고 있다. 장애아와 비장애아가 부분적인 통합교육을 받는 경우는 더러 있지만 완전한 통합교육을 실시하는 곳은 이 학교가 유일하다.
장애아들이 비장애아들의 학습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기 때문에 장애아끼리 학습할 때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해진다는 것.
비장애 어린이들은 장애아 친구를 대할 때 처음에는 다소 거리감을 갖지만 금세 스스럼없이 함께 생활하는 법을 익히게 된다.
장애아와 함께 생활하며 남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제대로 깨우칠 수 있다는 장점이 널리 알려지면서 이 유치부에 입학하려는 비장애아들의 경쟁률은 매년 10대 1을 웃돌 정도다.
학부모들이 이 유치부를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학급당 인원이 20명을 넘지 않으면서도 교사는 학급당 2명씩 배치되고 국립이라 교육비가 거의 들지 않으며 국내 최고 수준의 학습교재를 갖추고 있기 때문.
이 학교 이영숙 교감(48·여)은 “유치부 통합교육은 장애, 비장애 어린이 모두에게 큰 교육적 효과를 안겨주고 있다”며 “어린이들이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