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경찰서가 경찰서 구내 지하에 목욕탕을 만들어 11일부터 수감 중인 유치인과 경찰관이 함께 목욕을 하고 있다.
고성경찰서가 목욕탕을 만든 것은 유치인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유치인과 경찰 사이의 골 깊은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장신중(張信重·48) 경무과장은 “유치인과 경찰이 원수도 아닌데 유치인마다 경찰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떠난다”며 “경찰과 유치인이 함께 등을 밀어주며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유치장에 있는 유치인들의 인권이 사각지대에 놓였던 것이 사실. 여름철에도 길게는 열흘간 목욕을 하지 못하는 등 불편함이 적지 않았다. 경비 절약을 위해 목욕 시간은 매일 오전으로 제한돼 있지만 유치인들은 경찰의 배려에 고마워하고 있다.
한 유치인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나니 울적했던 마음이 다소 풀리는 것 같다”며 “경찰관들이 따뜻하게 대접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고성경찰서는 지역의 독거노인, 장애인 등에게도 월 1회 목욕탕을 무료 개방하고 이들의 목욕을 도와줄 계획이다.
고성〓경인수기자 sunghy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