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일산 심야 불법주차로 몸살

  • 입력 2002년 3월 17일 18시 12분


경기 고양시 일산 신도시의 밤은 극성스러운 불법 주차와 함께 시작된다.

일산은 낮에도 상가 주변 불법 주차로 혼잡을 빚고 있다. 게다가 밤이 되면 단속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않아 교통난은 더해지고 사고 위험 또한 높아진다. 시는 단속 인력 부족을 내세워 야간 단속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실태〓15일 오후 8시 고교와 대학입시 학원, 식당, 카페 등이 밀집한 일산구 일산3동 후곡마을 일대. 3차로 중 인도 쪽 차로는 도로를 따라 불법 주차 차량이 꼬리를 물고 있다. 식당에 배달할 음료수를 싣고 온 트럭은 비상등을 켠 채 2차로에 차를 세워놓고 도로 가운데서 박스를 내렸다. 여러 학원의 버스도 아무데서나 차를 세우고 학생들을 태우거나 내려주는 장면이 자주 눈에 띄었다.

이 일대 도로의 1개 차로가 아예 주차장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이를 모르고 달려오던 차량은 급하게 차선을 바꾸느라 차량 흐름이 끊겼으며 사고 일보 직전의 아슬아슬한 장면도 자주 연출했다.

불법 주차 때문에 정류장 근처 도로에 내린 버스 승객 김모씨(22·여)는 “버스정류장에까지 주차한 것은 도를 넘어선 것인데도 단속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9시경 오피스텔이 밀집한 장항동과 주엽동의 호수공원 부근도 마찬가지.

1, 2층의 음식점과 카페를 찾은 손님들의 차량은 버스정류장이나 주정차 금지구역을 가리지 않고 차로 하나를 완전히 차지한 모습이었다.

비슷한 시간, 낮에 일산에서 가장 번잡한 주엽역과 마두역 부근. 이곳 길옆 차로도 불법 주차 차량 때문에 버스 이용객이 불편을 겪고 있었으며 차량 흐름이 나빠져 사고가 언제 생길지 아슬아슬하게 느껴졌다.

한 택시 운전사는 “손님이 많은 상가 주변은 온통 불법 주차 차량이 차지해 차를 세워둘 공간이 없고 택시정류장도 야간에는 대부분 불법 주차 차량에 점령당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원인〓무엇보다 낮 시간대와 마찬가지로 주차 공간이 모자라고 주차장을 이용하기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야간에는 단속이 전혀 없어 아무곳에나 차를 세우기 때문이다. 또 입시관련 학원 30여개가 몰려 있는 백마로 주변에는 학원 버스들이 수시로 불법 정차를 하는 데다 따로 차고지를 갖고 있지 않아 불법 주차를 하는 경우도 많다.

▽대책은 없는가〓일산구청이 올 들어 올린 야간 불법 주차 단속 건수는 ‘0’이다. 단 한번도 단속을 나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익요원 32명과 공무원 7명이 단속 업무를 맡고 있으나 야간 단속을 나서면 주간에는 쉬어야 하기 때문에 야간 단속이 어렵다고 구청 측은 밝혔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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