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볼 것 봤다"▼
특검 관계자는 “못 볼 것을 봤다”고 말해 사안이 심상치 않음을 시사했다.
특검팀이 확인한 것은 크게 세 가지. △김홍업씨의 측근인 김성환(金盛煥)씨의 알려지지 않은 차명계좌에서 수억원 이상이 김홍업씨에게 흘러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고 △그 돈이 코스닥 등록업체인 H사를 통해 세탁됐다는 점 △H사가 새 정권 들어 벤처 붐을 타고 급성장했다는 사실 등이다.
또 최종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김성환씨에게서 나온 돈의 일부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여권 실세의 손을 거친 단서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관계자가 “못 볼 것을 봤다”고 말한 것도 바로 이 부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 실세 손 거친듯▼
특검은 이 같은 정황으로 미뤄 김성환씨가 김홍업씨 또는 아태재단의 자금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김성환씨가 김홍업씨의 자금관리인이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 ‘돈 줄기’가 이용호씨 또는 그의 정관계 로비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일단 특검의 수사대상은 아닌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특검은 이 돈의 정체를 최대한 파헤쳐 검찰에 넘긴다는 확고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수사 마지막날 마지막 시각까지 힘닿는 데까지 진상을 파헤치겠다”고 말했다.
특검법이 개정돼 수사기간 만료 후에도 특검이 계속 수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25일 이용호 게이트에 대한 수사 만료는 게이트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대형’ 게이트의 시작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간부 소환여부 고심▼
한편 검찰 간부의 수사기밀 누출 의혹에 대해 특검팀은 휴대전화 등에 대한 통화기록 추적 결과 심증을 굳힌 상태지만 소환 여부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본인이 의혹을 부인하고 있고 이수동씨가 계속 함구하고 있는 데다 물증 없이 심증만으로 검찰 고위간부를 소환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이수동씨가 막바지에 검찰 간부를 거명할 경우 진상 규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이씨가 입을 열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