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보충수업 허용과 관련해 사교육 수요를 학교가 흡수할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도 있지만 오히려 공교육을 더욱 파행으로 몰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교원단체 입장=교원단체들은 이날 “학교를 입시학원으로 바꾸겠다는 발상” 이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성명서를 잇달아 냈다.
황석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부모의 요구에 밀려 보충수업을 허용하면 획일적인 입시 위주의 교육을 심화할 것” 이라고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현 정부 출범 초기에 발표됐던 다양성과 창의성 증진이라는 정책 기조를 뒤집고 오히려 입시 경쟁을 강화하겠다는 발상” 이라고 논평했다.
또 김정명신 서초강남교육시민모임 공동회장은 “보충수업 허용은 학생들의 다양한 창의력을 길러준다는 2002년 대입제도 개선 취지에 역행한다” 며 “교육부는 과거의 보충수업으로 변질되지 않게 학교 지도를 강화해야 한다” 고 말했다.
▽학부모 반응=고교 교장들은 “보충수업이 금지됐지만 학부모의 요구가 있어 음성적으로라도 보충수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며 “지역별로 학력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학원 수강이 어려운 지방 학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서울 K고 박모 교사는 “교사들도 수업이 미진해 아쉬움을 많이 느끼고 학생들도 교과 관련 특기적성 교육에 희망자가 많았다” 며 “강제적으로 실시하지만 않으면 부작용은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박모씨(44·서울 도봉구 창동)는 “학원 과외 비용이 만만치않은데 학교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보충수업을 해준다면 서민들은 환영한다” 고 말했다.
김은식(金銀植) 고려대 부속고교 교장은 “보충수업을 해달라는 요구가 다양해 학교측도 어렵다” 며 “1, 2학년의 경우 특기적성 교육을 입시 위주 수업으로만 진행하기는 어렵다” 고 말했다.
▽학원가 분위기=학원 관계자들은 보충수업 허용과 심야 학원수업에 대한 단속이 학원 영업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D학원 김모 원장(40)는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없이 사교육만 규제하는 것은 자유경쟁 원리에 어긋난다” 며 “심야 수업이라도 공부하겠다는 학생들이 있는데 국가가 과도하게 규제하는 것 아니냐” 고 반문했다.
▽체벌 허용 논란=서울 S고 박모 교사는 “체벌이 필요한 경우가 있지만 학부모 반발 등 시끄러워지는 것이 귀찮아 모른 척하기 일쑤였다” 며 “무너진 학교 교육을 위해서도 교육적인 체벌은 필요하다” 고 말했다.
그러나 박경양(朴慶陽) 참교육 전국학부모회 부회장은 “아직 학교에는 교사의 감정적인 체벌이 만연해 있는 현실에서 교육부가 나서서 교사 체벌을 허용하면 학부모 불신만 커질 것” 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