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8일 “밝고 쾌적한 교통환경을 만들기 위해 월드컵 전까지 시내 24개 터널과 78개 지하차도를 매달 물청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달 금호 사직 자하문 구기터널 등 월드컵경기장 주변 및 도심을 연결하는 14개 터널의 물청소를 끝낸 데 이어 이달에도 모든 터널과 지하차도에 대해 물청소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시내 터널과 지하차도의 차량통행이 통제되지 않는 날이 단 하루도 없을 정도. 차량통행이 뜸한 야간(오후 10시∼다음날 오전 6시)에 교통을 부분 통제, 정체의 우려는 크지 않지만 운전자들은 사고의 위험이 크다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현재 서울시내 터널은 굴이 하나뿐인 남산 2호 터널을 제외하고는 모두 쌍굴 형태로 상행, 하행 전용으로 분리돼 있다. 그러나 물청소로 교통을 통제하면 하나의 굴을 완전히 막고 나머지 굴의 2개 차로를 양방향으로 터 차량을 통행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터널을 지나는 차량들이 맞은편 자동차의 불빛을 바로 받기 때문에 자칫 사고의 위험이 따르고 있다는 것.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차모씨(45)는 “특히 길이가 긴 남산터널이나 구룡 정릉 홍지문터널 을 달릴 때는 극도로 긴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신모씨(35)는 “매달 물청소를 할 필요가 있다면 월드컵이 끝난 다음에도 계속해야 한다”며 “월드컵대회가 열릴 때까지만 하겠다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예산 때문에 터널이나 지하차도 세척작업을 자주 할 수 없다”며 “터널의 벽체에 쌓인 매연과 미세먼지의 양을 과학적으로 측정해 될수록 자주 물청소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