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남농촌 '폐비닐' 홍역

  • 입력 2002년 3월 18일 21시 12분


전남지역 곳곳에 농사용 폐비닐이 수거되지 않은 채 방치돼 토양을 황폐화시키는 등 환경오염을 부추기고 있다.

18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도내에서 발생한 농사용 폐비닐은 3만6000여t에 이르고 있으나 수거량은 한국자원재생공사측이 1만5200t을, 민간수집상이 7000t을 수거하는 등 발생량의 61%인 2만2200t에 불과하다.

실제로 강진군 작천면 도로변 곳곳에 멀칭용 검은 비닐이 땅 속에 묻혀 있거나 바람에 날려 운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또 영암군 신북면과 무안군 현경면, 망운면, 해제면 등지에는 밭작물 모종용 비닐하우스가 밭두렁 곳곳에 방치되고 있다.

한국자원재생공사 광주전남지사는 올해도 3만6000여t의 폐비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수거장비와 인력부족 등으로 전체의 55.5%인 2만여t만을 수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폐비닐 수거율이 낮은 것은 오염자 부담원칙에 따라 농민들이 자신들이 사용했던 폐비닐을 직접 수거, 공동집하장에 운반해 놓아야 하지만 일손부족 등으로 이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당 50원씩 지급해야 하는 수거 장려금을 자치단체들이 예산부족으로 일부만 지급하고 있는데다 민간 수집상들이 하우스용 비닐 등 질 좋은 비닐만을 골라 수거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자원재생공사 관계자는 “폐비닐이 토양 내 미생물들의 흐름을 막아 땅심 쇠퇴를 초래하고 소각 때는 염소가스, 염화수소가스 등을 배출해 대기오염을 유발시킬 수 있다”며 “현재 환경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수거업무를 행정자치부로 이관하는 등 수거체계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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