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의혹' 검찰 손에…특검 25일 활동마감

  • 입력 2002년 3월 19일 19시 05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金弘業)씨의 고교 동창인 김성환(金盛煥)씨 비자금에 대한 차정일(車正一) 특검팀의 수사는 이번 주에 사실상 마무리된다.

특검팀은 수사시한인 25일까지 김성환씨 차명계좌에 입금된 돈의 출처와 자금 조성 경위, 김홍업씨와의 자금 거래 관계, 비자금 사용처 등을 파헤친다는 계획이나 수사 대상이 제한돼 있고 김성환씨가 잠적해 10억원이 넘는 거액에 대한 의혹을 규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특검팀은 수사 도중 적발된 김성환 김홍업씨의 비리 혐의와 계좌추적 결과 등을 최종 수사 결과 발표시 공개할지에 대해 고민 중이지만 이와 관계없이 모든 수사 자료는 25일경 대검에 넘길 예정이다.

검찰은 특검팀 수사 자료를 넘겨받는 대로 사건을 대검 중앙수사부나 서울지검에 배당해 김홍업씨와 아태재단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의 한 간부는 “특검이 김성환씨와 아태재단의 비리 혐의를 수사 의뢰하면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범관(李範觀) 서울지검장이 특검 수사로 구속된 김 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와 골프를 친 사실이 밝혀져 서울지검이 이 사건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견해도 있다.

검찰은 당분간 김성환씨 차명계좌로 입출금된 출처 불명의 자금을 추적한 뒤 김성환씨와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에 대한 소환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차명계좌에 입금된 자금이 거액인데다 자금 세탁이 정교하게 이뤄져 검찰이 자금 조성의 주체와 경위 등을 밝혀내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김성환씨가 불법으로 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드러나면 김홍업씨에 대한 소환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검 수사 결과만으로도 김성환씨가 김홍업씨에게 출처 불명의 수억원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검팀 관계자는 19일 “청와대까지 나서서 김홍업씨가 김성환씨의 차명계좌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차남에 대한 검찰 수사는 여러 가지 굴곡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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