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만수출용 과일은 짝수단위 포장하라”

  • 입력 2002년 3월 19일 20시 41분


‘대만 수출용 과일은 짝수단위로 포장하라.’

대만이 1월부터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각국이 치열한 수출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한국은 과일 포장 등에 섬세한 손질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19일 농산물 수출업체인 경북통상에 따르면 최근 대만 농산물 시장을 현장조사한 결과 한국 과일이 품질과 포장 등 상품성에서 미국과 일본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의 수입농산물 시장은 미국 일본 호주 등 농업선진국 위주로 형성돼 있어 후발주자인 한국이 이들과 경쟁하려면 과일의 맛과 모양 뿐아니라 포장단위 등에도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

타이페이시 과실 유통의 80%를 차지하는 삼중(三重) 과채공사에서 팔리고 있는 한국사과의 경우 10㎏들이 상자에 포장된 20개의 사과크기가 고르지 않은 데다 위에는 모양 좋은 것을 넣고 밑에는 나쁜 사과를 포장하는 경우가 발견됐다.

또 한국에서는 ㎏단위로 포장을 하다보니 수량이 들쭉날쭉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포장박스에는 수량 30개를 표시하고 실제 수량은 29개나 31개가 들어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일본이나 미국 상품에는 이런 경우가 없다고 한다. 홀수보다는 짝수를 좋아하는 대만사람들의 관습을 존중해 짝수단위로 포장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대만 사과시장의 94%는 수입산. 이중 미국 사과가 76%를 차지하고 칠레 10% 뉴질랜드 7% 일본 4% 순이다. 한국은 사과의 색깔과 모양에서 일본산에 비해 크게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10㎏(30개)의 도매가격은 한국산이 1000대만달러(1대만달러는 한화 40원)인데 비해 일본산은 1300대만달러에 팔리고 있다. 배는 한국산 5㎏가 900대만달러이고 일본산은 1200대만달러였다.

경북통상 김시홍(金時弘) 무역부장은 “홀수로 과일을 포장하거나 내용물이 고르지 않으면 한국 과일 전체에 대한 이미지가 흐려진다”며 “재배 농민들이 이런 점에도 섬세한 주의를 기울여야 국제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