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 작성을 비서실에 지시했나.
“본 적도 없고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비서실 과장이 문건에 대해 보고하는 것을 봤다는 증언이 있는데….
“정상적인 참모 계통으로 보고 받았을 뿐이다. 비서실에서 작성했다고 해도 지시한 일은 없다.”
-당시 여비서가 회장 책상 위에 있던 문건들을 복사했다. 그래도 문건에 대해 모르는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니라고 했다가 이제는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데 확실히 말해 달라.
“비서실에서 그런 일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아니라고 생각한다.”
-노조위원장과 정리 대상을 논의했는가.
“정리 기준에 대해 얘기했고 그 가운데 대상자 일부도 포함돼 있었다.”
-정리된 28명 가운데 영남 출신이 11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출신 지역을 고려하지 않았나.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나갈 만한 호남 출신이 없었다. 특히 상위직에 있는 사람들 가운데 영남 출신이 많았다. 출신 지역과 정치 성향 때문에 정리했다고 결론 내지 말아 달라.”
-문건에는 특정인맥을 제거하겠다는 내용도 있었는데….
“특정인맥은 있을 수도 없고 마사회에 98년 4월에 들어가서 9월에 구조조정을 했기 때문에 인맥을 파악할 수도 없었다. 단지 노조의 의견을 많이 참고했다.”
-직제 개편상 규정된 인원보다 상위직을 더 많이 정리한 이유는 무엇인가.
“당시 정부 방침이 상위직을 많이 정리하라는 것이었다. 상위직을 정리해야 승진 인사에 숨통이 트인다.”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