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찰 무차별 차량검문 곳곳서 마찰 개선 목소리

  • 입력 2002년 3월 20일 20시 23분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면허증 제시해 주시겠습니까.”

경찰이 주요도로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통행차량을 대상으로 무분별하게 검문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범인 검거와 범죄예방 효과가 있지만 통행인에게 불쾌감과 심리적 압박감을 주는데다 경찰관직무집행법의 규정도 엄격히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경남지방경찰청의 경우 진해시 여좌, 웅동, 석동 상설검문소와 창원 불모산, 용강 검문소 등 모두 19개의 검문소를 운용중이다. 이가운데 상설검문소 3곳은 군과 경찰이 합동근무를 하고 있으며 나머지 16개 검문소는 경찰관 2명과 전경 6명씩이 배치돼 있다.

이들 검문소는 지역내에서 특별한 강력사건 등이 발생하지 않은 낮시간에도 전경들을 내보내 지나는 차량들을 무작위로 검문, 통행인과 마찰을 빚기 일쑤다.

진주∼삼천포항 사이의 3번국도 구(舊)도로에 위치한 사천경찰서 남양검문소는 바리케이트를 항상 세워두고 있으며 통행차량도 검문소앞을 우회해야 한다. 옛 삼천포시와 옛 사천군의 경계였던 이곳에 설치된 검문소는 95년 사천시로 통합되면서 위치가 적당하지 않다는 여론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경남지역의 다른 검문소들도 경찰관직무집행법이 명시한 불심검문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민주도정실현 경남도민 모임’의 한 관계자는 “검문은 죄를 범했거나 범하려 한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에 한해 최소한의 범위내에서 행해져야 한다”며 “현재의 검문방식은 고칠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도내 검문소에서 붙잡은 수배자만 4800여명에 이를 정도로 검문의 효과가 크다”며 “관련 규정을 철저히 지키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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