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단 한명이라도 절망은 없다"

  • 입력 2002년 3월 20일 20시 23분


“몸도 불편하고 나이도 많아 과연 적응해낼지 걱정이 많았어요.”

올해 대전 혜천대 음악과에 입학한 늦깎이 대학생 이성단(李聖丹·46·피아노 전공)씨는 하반신 마비로 10년 전부터 의족이나 휠체어에 의존하는 장애인.

이 때문에 얼마 전 피아노에 다시 전념하기로 결심하고 대학에 입학했지만 학교 생활이 과연 가능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씨의 걱정은 말끔히 해결됐다. 이같은 사연을 접한 학교측이 이씨 한사람을 위해 학교를 바꾸는 배려를 했기 때문이다.

학교측은 우선 엘리베이터가 없는 경천관 4층의 음악과 강의실과 피아노 연습실을 1층으로 옮기고 이 건물내 8개 화장실에 각각 장애인 시설을 갖췄다. 현관 등지의 계단에는 휠체어용 경사로를 설치했다.

이것도 부족해 음악과 이승진(李承眞·19)군과 최형규(崔亨圭·24)씨 2명을 도우미 장학생으로 선발해 학교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했으며 학사 문제는 조교가 이씨를 직접 찾아가 상의하거나 처리하도록 했다.

이씨는 “학교를 불편없이 다닐 수 있게 되면서 뭔가 결심하니 길이 열린다는 생각이 들어 무척 기쁘다”며 “늦은 나이지만 남들보다 더 열심히 연습해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혜천대 관계자는 “이를 계기로 장애인들이 공부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학교 시설을 개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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