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동해안 양식업계 울상

  • 입력 2002년 3월 21일 17시 27분


경북 동해안의 양식업계가 소비 감소와 외국산 활어 수입 증가로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

21일 경북어류양식수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동해안의 180여곳 양식장 중 절반 가량이 활어 출하가 중단될 정도로 위기를 맞고 있다.

경북 동해안의 양식장으로 등록된 곳은 188여곳. 이 중에서 정상적인 운영을 하는 곳은 100여곳 뿐이다. 나머지는 휴업이나 폐업으로 양식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

양식어종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넙치(광어)의 경우 2000년에 ㎏당 1만5000원선에 출하됐으나 지금은 9000원선으로 뚝 떨어졌다. 이마저 출하가 제대로 안돼 양식수협에 쌓여있는 실정이다.

동해안에서 양식업이 시작된지 10년 동안 양식장 업자의 절반 가량이 바뀌었을 정도로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양식장이 타격을 받고 있는 큰 원인은 중국산의 대량 수입으로 어민들은 보고 있다. 육안으로는 거의 구별하기 어려운 데다 값이 국산보다 싸 국내산이 버티기 어렵다는 것.

어민들은 “양식 중 60% 가량이 폐사하기 쉬운 데다 소비 감소와 수입 증가로 머지 않아 국내 양식업은 황폐화될 것”이라고 크게 우려하고 있다.

어민들은 최근 정부에 양식 활어를 수매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양식업도 어종을 다양화하는 등 특화해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과거에는 고급 어종에 속했던 광어가 지금은 흔한 횟감이 됐는 데도 광어 양식이 주종을 이루는 것은 경쟁력을 키우기 어렵다는 것.

경북어류양식수협은 양식업의 황폐화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수입산에 대한 오염 상태, 중량 및 단가 검사를 강화 △정부 차원의 양식어종 다양화 △폐사를 줄이는 환경친화적 양식기술 개발 보급 △해수어류 양식용 표준사료 개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석진환(石鎭奐) 수협장은 “양식업자 대부분이 정부가 지원한 자금을 한도액까지 사용하고 있어 투자 여력이 거의 없다”며 “양식어종을 다양화 고급화하고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은 어민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므로 정부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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