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내사랑]서울신라호텔 '서비스 드림팀' 황혜진씨

  • 입력 2002년 3월 26일 18시 27분


“세계 최고 수준의 손님맞이로 경기장 밖에서 열리는 ‘서비스 월드컵’에선 제가 우승컵을 차지할래요.”

전 세계 300여명의 국빈급 인사들이 월드컵대회 기간에 투숙할 서울 신라호텔의 황혜진(黃惠振·23)씨가 월드컵을 맞는 각오는 남다르다. 호텔측이 올 초 월드컵을 대비해 구성한 ‘월드컵서비스 드림팀’의 핵심 멤버이기 때문.

지난해 12월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연수 중인 황씨는 ‘서비스 드림팀’이라는 명칭이 말해주 듯 요즘 ‘꿈의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한 지옥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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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13시간 동안 이어지는 하루 일정은 영어 일어 등 어학훈련과 각종 서비스교육 프로그램으로 꽉 차 있어 웬만한 남자들도 버텨내기 어려울 정도다.

잠 한번 실컷 자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황씨는 매일 이어지는 어학테스트를 준비하느라 석달째 4시간 이상 잔 적이 없다. 교육시간 중간에 화장실 가는 시간과 퇴근 후에 주어지는 자유시간에도 어학과 서비스 연습에 매달린다.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경기 이상의 경제적 가치와 의미를 담고 있는 전 지구촌의 축제잖아요. 그런 만큼 손님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 와인서비스 한 잔에도 특별한 한국적 혼이 담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장 한국적인 서비스가 세계의 리더들을 감동시킬 수 있다고 자신하는 황씨는 상대방을 존경하는 마음이 담긴 우리의 전통 인사법으로 승부를 걸 작정이다.

이를 위해 황씨는 올 초 전통예절 강의를 통해 ‘전통차 따르는 법’과 ‘절하는 법’ 등 전통예법을 모두 몸에 익혔다. 또 1월 말에는 4박5일간의 해병대 입소 훈련으로 정신력과 체력도 다졌다.

축구국가대표 선수 가운데 이동국 선수를 가장 좋아한다는 황씨는 “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도 선수들 힘만으론 부족합니다”라며 “한국의 이미지를 세계에 심는 민간 외교의 첨병으로서 월드컵 성공을 향해 뛰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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