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포럼][강원]권춘식/강릉공항 폐쇄 안된다

  • 입력 2002년 3월 28일 18시 14분


2002년 4월 3일 한반도 동해안에서는 의미 있는 큰 행사가 열린다. 다름 아닌 ‘양양 국제공항’의 개항이 그것이다. 더 많은 세계인들이 설악산-금강산을 위시한 이 지역 관광을 위해 몰려올 것이고, 남북관계에도 분명 훈훈하고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올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국가적 경사 앞에서 강릉공항의 폐쇄 여부에 관한 고민이 생겼다.

현대 경제생활에서 공항이 차지하는 비중의 절대성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특히 지식 산업사회에서 고속교통망 없이는 고급 두뇌들이 모여들지 않는다. 그러나 공항 건설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국가적 지원과 계획 없이는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왕에 훌륭히 키워온 강릉공항을 앞으로도 존속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할 것을 제안한다. 그 이유로 다음 몇 가지를 들고자 한다.

첫째, 기존 강릉공항에 투입된 투자비용을 회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1995년 이래 강릉공항의 활성화를 위해 투입된 자금은 모두 712억원이다. 더구나 그 공사는 양양 국제공항 건설이 시작된 1997년 이후 더욱 집중적으로 투입된 것으로 나와 있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절대적이라고 믿고 감행한 투자라면, 마땅히 강릉공항 운항에 따르는 항공사의 운영 적자에 대해 군, 건교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가 성의를 갖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둘째,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그 존속이 마땅하다. 강릉공항은 더 이상 추가적 비용 부담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강릉공항이 폐쇄될 경우 관광 관련 산업 부문이 전체의 35%를 차지하는 영동지역 경제에서 약 534억원의 소득 상실과 함께 약 41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셋째, 강릉공항의 존속은 양양공항에 결코 걸림돌이 아니다. 양양공항은 그 면모를 충분히 갖춘 국제공항이기 때문에 그 국제화를 위한 홍보와 전략은 집중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강릉공항도 내국인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항공수요를 발굴한다면 얼마든지 전망이 밝다. 외국의 예를 보더라도 80만의 인구규모와 5000만명이 찾아오는 관광지로서는 국제공항과 지역공항이 함께 공존하는 것이 오히려 상호 상승효과를 더 크게 할 것이다.

넷째, 지금의 연계 교통망으로는 양양 공항의 조기 정상화 운영계획은 무리다. 정상적 공항 발전을 위해서는 배후도시의 발달이 필수적이며, 연계되는 고속교통체계가 동반될 때 그 파급효과는 더욱 큰 법이다. 더구나 양양공항을 연결하는 반듯한 고속도로 하나 없는 상황에서 조기 정상화의 길은 처음부터 멀리 잡아야 한다. 현재의 교통수단으로 강원 남부지역에서 양양 공항까지의 교통시간대는 족히 1시간반이 소요되기 때문에 지역 공항으로서의 강릉공항 존속은 당연하다.

우리는 양양 국제공항 개항을 진심으로 감사할 뿐만 아니라 지역 공항으로서 강릉공항의 발전을 위해서도 모두들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권춘식 관동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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