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올해 수능시험 시행계획이 발표됐으나 올 시험의 난이도가 어느 정도일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에 빠져 있다. 다만 출제를 맡고 있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측이 “지난해 수능시험에서 언어와 수리 영역은 난이도 조정에 실패했다”고 밝혀 지난해보다 쉬워질 것으로 추측될 뿐이다.
교육당국이 이처럼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 것은 올해 또다시 난이도 조정에 실패할 경우 빗발치게 될 항의와 비난을 피해 보자는 의도가 깔려 있다. 여기에는 전전긍긍하고 있는 수험생들에 대한 배려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대충 알아서 시험 준비를 하라는 얘기나 다름없는 것이다. 교육당국이 지난 2년간의 출제 실패를 인정한다면 올해 시험의 난이도 수준에 대해 보다 정확히 언급해야 할 책임이 있다.
기본적으로 수능시험은 어렵게 출제되어야 한다. 최근 사회적인 우려를 낳고 있는 청소년들의 학력 저하 현상도 수능시험이 너무 쉽게 출제되는 것과 직접 관련이 있다. 2년 전 수능시험처럼 고득점 학생이 수두룩하게 나오는 것은 일선 학교의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올해 수능시험은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출제하되 학력에 따른 변별력을 갖도록 난이도 조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동안 교육당국이 수능시험을 운영하면서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한다면 난이도 조정을 못할 이유가 없다. 만약 올해도 실패한다면 엄중한 책임 추궁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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