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대 허성관교수 99년부터 제자들과 에세이 출간

  • 입력 2002년 3월 28일 20시 34분


“어떤 학문도 사람의 냄새가 나지 않으면 의미가 없지요.”

공학자 허성관(許星觀·55·대구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철학자’이다.

허 교수는 99년부터 제자들과 함께 수필집을 펴내고 있다. 최근 펴낸 ‘산업공학도들의 진솔한 이야기-50인 에세이’에는 허 교수와 학생들이 사색한 글 50편이 실렸다.

“공학에도 반드시 철학이 필요합니다. 교수와 학생들은 도대체 왜 공부를 하는지 먼저 절실히 깨달아야만 주입식 공부를 벗어날 수 있어요.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자신의 가치관을 분명히 세워야 직장생활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대학인은 누구나 ‘철학적’이어야 한다는 그는 산업공학 연구에도 왕성해 그동안 자동차 관련 특허 9건을 획득했고 안전재해발생론 등 50여편의 논문과 18권의 저서를 펴냈다. 그가 개발한 자동차 급발진 예방장치는 널리 알려져 있다.

안전공학 전문가인 허 교수가 특히 강조하는 분야는 인간관계. 산업현장의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인간관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학도 결국 사람의 문제입니다.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은 유용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서 빨리 얻을 수 있어요.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인간관계가 좋으면 재해를 예방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허 교수가 학생들과 글쓰기를 하는 이유는 자신을 삶을 깊이 성찰할 수 있는 사람은 ‘인생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데다 훌륭한 엔지니어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

제자 임승환(林承煥·43·경북외국어테크노대학 교수)씨는 “글쓰기가 사제간의 정을 끈끈하게 맺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제자들과 함께 만든 책을 학생들에게 졸업선물로 주고 있다.

경산〓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