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미술]인천 미술인 ‘사랑방’ 생겼다

  • 입력 2002년 3월 28일 23시 48분


“전시 공간이 사라져 가는 안타까운 현실에 모두들 주머니를 털었죠.”

서양화가 이영학씨(46)는 지난달 10일 인천지역 중견 작가 6명과 함께 돈을 모아 ‘명보 갤러리’(32평·인천 남동구 구월3동)를 인수했다.

그림과는 관련이 없지만 뜻을 함께 하는 시민 3명도 동참했다.

최근 경영난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명보갤러리를 인수해 지역 미술인을 위한 새로운 보금자리로 꾸며 보자는 취지에서였다.

현재 인천에는 시가 운영하는 종합문화예술회관 외에 공공 전시 공간이 전무한 실정이다.

그나마 6곳의 사설 갤러리가 부족한 전시 공간을 메워주고 있기 때문에 지역 미술인들은 단 한 곳이라도 문을 닫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

명보갤러리 운영위원회 위원장인 이씨는 “미술인들이 운영하는 만큼 갤러리를 지역 미술인들의 사랑방으로 거듭나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시회 비용이나 절차와 관련해서도 지역 미술인들의 고충을 덜어줄 방침이다.

그 첫 번째 행사로 30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인천 미술의 지상도(地上圖)’란 주제의 기획 전시회를 마련했다.

그림을 통해 ‘인천사람들이 살며 느끼는 것’을 되새기는 기회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당초 지역 출신 화가 50인의 작품을 주제 제한 없이 전시할 계획이었지만 신청자가 많아 100명으로 늘렸다.

이씨는 “인천지역 문화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반 시설 확충이 급선무”라며 “몇년째 말만 무성한 시립미술관 건립이라도 제대로 추진된다면 큰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철기자 parkk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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