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까지 파업땐 대란 올수도"…발전소 비상근무 장기화

  • 입력 2002년 3월 29일 18시 29분


29일 경기 성남시 분당복합화력발전소.

발전노조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가스터빈 1대가 고장으로 멈춰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력대란 우려를 불러일으켰던 곳이다. 현재 이곳의 전기 생산과 난방 공급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그러나 부족한 인력으로 장기간 비상근무를 하면서 직원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어 전력 성수기인 6월까지 파업이 이어질 경우 예상 외의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 발전소는 가스터빈 8대와 증기터빈 2대를 이용해 순간 전기출력 90만㎾와 난방용 열 900기가cal를 생산해 분당지역 10만가구에 공급해왔다.

이달 6일 터빈 날개 진동 이상으로 멈춰 섰던 6호기는 수리가 완료돼 28일부터 가동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언제 6호기와 같은 고장이 발생할지 몰라 전 직원들은 긴장 속에서 경계를 늦추지 못하고 있다.

강경석(姜京錫) 분당화력발전처장은 “간부들이 10∼20년 이상 현장에서 일한 숙련자들이라 앞으로도 전기공급 중단 등의 비상사태는 없을 것”이라며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전문업체인 한전기공에서 수리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 발전소의 경우 파업 초기에는 전체 직원 182명 중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 127명과 청원경찰 등을 제외하고 과장급 이상 간부 32명만이 현장에 투입됐다. 4조 3교대 근무에서 3조 2교대로 축소됐고 대부분 직원들은 10여일씩 집에 들어가지 못하기도 했다.

그동안 44명의 노조원이 복귀하고 계약직 8명, 다른 발전소의 여유인력 13명을 지원 받아 현재는 종전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인 97명이 하루 4조 3교대 근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문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한편 정부와 발전회사 측은 현재 전국의 화력발전소 가동인력은 간부인력과 군기술인력을 포함해 1250여명으로 정상 가동 당시의 47%이며 전국의 발전기 154기 중 정비 또는 가동 대기 중인 18기를 제외한 136기가 정상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또 전력 예비율은 27.7%로 평상시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과 여름철 전력 성수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력 예비율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정비 등의 이유로 가동 중단된 18기의 발전기를 전력 성수기 이전에 모두 가동하지 못하면 전력 예비율이 6월 7.6%, 7월 1.3%, 8월 0.4%까지 낮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6월 이후 예비전력이 100만㎾ 이하(현재 하루 공급능력은 4720만㎾)로 떨어지면 우선 순위에 따라 야간경기 조명 사용 제한, 유흥업소 전기공급 제한 등 제한송전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남〓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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