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들과 친구된 산양

  • 입력 2002년 4월 1일 14시 51분


이지훈 상병과 산양
이지훈 상병과 산양 <국방일보제공,동아일보 DB>
천연기념물 217호인 산양 한 마리가 동해안 최북단 해안경계를 맡고 있는 육군 뇌종횃불부대(부대장 대령 김동욱·金東旭) 해안초소 인근에서 병사들과 한가족처럼 지내고 있어 화제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설악산과 대관령, 태백산 등 해발 600m이상의 고산지대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 산양이 해안초소에 처음 나타난 것은 지난해 8월. 이 산양은 처음에는 경계심을 가지고 병사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받아먹지 않았으나 시일이 지날수록 차츰 다가와 지금은 5m 정도까지 접근하며 배추 감자 등을 받아먹고 있다. 이 산양은 암컷이고 5년생 정도로 추정된다.

험준한 산악지역에서 3∼4마리씩 무리지어 살고 있는 산양이 해발 10m도 안되는 해안선으로 이주한 경위는 확실치 않다. 병사들은 북쪽 비무장지대에 살고있다가 2000년 4월 발생한 대규모 산불을 피해 바닷가로 내려와 터를 잡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산양은 인근 갈대밭에 서식하며 반경 2∼3Km 이내에 있는 백사장 사이를 오가고 있다.

부대측은 장병 중 산양과 생김새가 닮아 산양 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지훈(23)상병을 ‘전담관리사’ 로 임명, 틈틈이 산양의 건강상태를 살피도록 하고 있다. 산양 이름도 공모해 ‘지순이’ 로 지었다.

<강릉=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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