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 부실판정 받았었다

  • 입력 2002년 4월 1일 17시 53분


체육복표 ‘스포츠 토토’를 발행하는 스포츠 토토㈜(옛 한국타이거풀스)가 체육복표 사업자로 선정되기 직전에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실시한 우선협상 대상자 평가에서 시스템 기술 등이 부실하다는 판정을 받고도 사업자로 최종 선정된 사실이 1일 확인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2001년 1월 작성한 ‘우선협상 대상자 실사결과 종합보고서’에는 스포츠 토토가 복표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6가지 항목에 모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돼 있다.

당시 평가 실사단은 공단의 사업자 선정 결정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보고서가 유출돼 물의가 빚어지면서 일부 직원은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 측은 “당시 그런 보고서가 작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전자부품연구원 등의 전문가를 스포츠 토토의 해외 기술제휴 업체에 보내 보고서 내용을 확인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와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스포츠 토토의 대주주인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은 현 정권 초기 여권 핵심의 보좌역 C씨의 비서였던 천모씨가 고위층 친인척 A씨와 정치인 B씨, 그리고 C씨가 주식 보유를 위해 명의를 빌렸다고 주장한 5명의 이름이 실제로 주주 명단에 포함돼 있다고 시인했다.

천씨는 지난달 2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타이거풀스 대표 송재빈(宋在斌)씨가 사업권 획득에 도움을 준 대가로 제공한 주식을 A씨는 박모 김모 유모씨 명의로, B씨와 C씨는 각각 자신의 운전사와 사업체 여직원 이름으로 소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 관계자는 “C씨의 권유에 따라 박모씨 등 5명이 주식을 샀는지는 몰라도 송씨가 사업권과 관련해 주식을 제공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