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은 이 날짜 신문 12면에 ‘서울대 민영화, LG가 인수하기로’라는 톱기사를 비롯해 ‘2004년 2학기부터 고시반 신설’ ‘교내에 지하철역 생긴다’ ‘버들골 이용료 받고 개방’ ‘오늘 학생회관 식당 무료’ 등 5개의 가상기사를 실었다.
특히 톱기사인 서울대 민영화 기사는 이기준(李基俊) 총장이 사외이사로 있던 LG측이 서울대를 극비리에 인수키로 함에 따라 등록금이 2배 이상 인상되고 대대적인 직원 감축이 실시되는 한편 경영대 공대 의대를 집중 육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고시반 신설 기사에는 대학의 고시학원화 문제가, 교내 지하철역 개통 기사에는 최근 발전노조의 학내 점거농성 등 외부단체의 교내 시위에 따른 대학 분위기 훼손 문제가 역설적으로 풍자돼 있다.
이날 학생회관 식당 앞에는 모든 메뉴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기사 때문에 ‘사실과 다르다’는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
대학신문측은 가상기사들로 구성된 12면이 맨 앞으로 오도록 접어 신문을 배포하는 대신 1면에 ‘만우절을 맞아 바람직한 서울대의 모습을 함께 고민해 보고 싶다’는 내용의 알림글을 실었다.
대학신문측은 “학부제 이후 삭막해진 학교 분위기에서 여유와 유연성을 찾는 한편 학내의 뜨거운 이슈들을 반어적으로 표현해 주위를 환기하고 함께 고민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한 달여간의 격론 끝에 파격을 시도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