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은 주로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주변의 성형외과 등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통계자료는 없지만 개업의 남모씨의 경우 5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한달에 10건 정도 시술을 하는 등 최근 영어교육 붐과 더불어 수술건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수술을 시키는 부모들은 한국인의 혀 구조 때문에 영어의 'L'과 'R' 발음을 잘 하지 못하므로 혀를 길게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생후 14개월된 딸을 둔 40대 디자이너는 "처음에 수술 이야기를 듣고 놀랐지만 아이가 영어를 잘할 수 있다면 무언인들 마다하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서울대 이호영교수(언어학)는 "재미한인들의 발음에 문제가 없듯이 한국인이 영어발음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말에 'L'과 'R'의 구별이 없기 때문에 귀가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강전문가인 구종화씨는 "혀 수술을 받은 37명을 조사해본 결과 효과가 좋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수술을 해달라고 찾아오면 의사들은 수입문제도 있고해서 거절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선 해외 외국어 연수를 떠나는 어린이를 제외하고도 학원 및 교재 등을 포함해 영어교육 시장규모가 연간 30억달러(약 4000억원)에 이른다. 한국 부모들은 한달치 월급에 맞먹는 돈을 매달 내가며 영어를 배우는 유치원에 자녀를 보낸다.
교육방송(EBS)의 영어 토크쇼 사회자인 조나산 힐츠씨는 "영어 배우기가 거의 국가 종교가 됐다"고 말했다. 주간동아는 최근 커버스토리에서 "영어가 아이들 지옥"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태아 4명중 3명 낙태▼
한국에서는 연간 150만∼200만건의 낙태시술이 행해지고 있으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뉴스위크 최신호(8일자)가 보도했다. 이 같은 낙태건수는 한해 신생아가 60만∼80만명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태아 4명 중 3명꼴이라고 뉴스위크는 추산했다. 다음은 기사요지.
한국에서 낙태는 60년대 정부 주도의 산아제한책인 ‘가족계획’이 시작되면서 성행하기 시작했다. 법적으로 낙태시술은 산모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거나 태아에게 심각한 장애가 있을 때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지만 일선 병의원에서 잘 지켜지고 있지 않다. 수술비용은 80∼300달러(약 10만4000∼39만원) 선.
이처럼 낙태시술이 성행하고 있는 것은 젊은 세대의 성 개방은 빠르게 진행되고 데 반해 사회 전반적인 보수적 분위기 때문에 올바른 성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의 성교육은 남녀 생식기능의 차이를 가르치는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2년 전에는 ‘콘돔’이라는 단어가 너무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외국 음악전문채널인 MTV의 에이즈 예방광고 상영이 금지되기도 했다. 콘돔광고 역시 금지돼 있다. 일부 보수적인 교회 단체에서는 “피임법을 가르치는 것은 프리섹스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또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미혼여성의 임신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으며 이 같은 분위기가 낙태를 더욱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