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국정원 김은성(金銀星) 전 2차장, 정성홍(丁聖弘) 전 경제과장 등 국정원 내 경제관련 핵심인사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진씨 아버지의 고향친구이기도 한 김씨는 이 때문에 MCI코리아 고문으로 영입됐으며 진씨에 대한 금융감독원 조사가 진행 중이던 2000년 7월에는 회장으로 취임, 10월 말까지 근무하며 진씨 구명운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진씨를 김 전 차장에게 사윗감으로 소개시켜 주는 등 진씨의 검찰수사 무마를 위한 국정원 로비를 시도했고 김 전 차장은 검찰 고위간부들을 잇달아 만나 진씨에 대한 수사상황을 문의하기도 했다. 김씨는 2000년 추석 때 정치권 유력인사와 재야 법조인 등 50여명에게 고급 양주 등의 선물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씨는 2000년 12월 진씨에게서 받은 로비자금 12억5000만원 가운데 4억8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지난해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같은 해 11월에는 검찰의 재수사를 피해 미국으로 도피했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