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 교수들이 과학기술 분야의 수도권 집중 현상을 바꿔야 한다며 ‘과학기술 지방분권’ 운동에 나서고 있다.
경북 포항지역 과학기술 지방분권운동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포항공대 임경순(任敬淳·44·과학사) 교수는 “뛰어난 연구능력에도 불구하고 포항공대가 지방에 있다는 이유로 많은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공대는 86년 개교 이후 우리나라 대학의 경쟁력을 유발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습니다. 교수들이 과학기술의 지방분권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은 지방에 있어 겪는 한계를 절실히 느끼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현재 포항공대 교수 200여명 중 30명이 과학기술의 지방분권을 위해 서명운동을 펴고 있다.
교수들은 학교 전체의 의견을 모아 13일 대구에서 열리는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창립대회 때 주요 안건으로 내세워 과학기술의 지방분권 문제를 공론화한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나 연구비 지원은 대부분 수도권과 대덕단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포항공대의 경우 서울의 대학에 결코 뒤지지 않지만 ‘지리적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고 있어요. 개인이나 학교가 어디에 있든 능력이 최우선의 평가기준이 돼야 합니다. 서울에 있다는 이유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는 건 국가경쟁력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임 교수는 “19세기까지만 해도 낙후됐던 독일의 대학들이 유럽 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과학기술 분야를 분권화하고 경쟁을 유발한 결과”라며 “지방의 과학기술 분야가 얼마나 열악한 여건에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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