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생회는 3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1년간 총장 판공비 사용명세를 확인한 결과 기성회계 3억3000만원을 비롯해 일반회계와 발전기금 등에서 모두 4억5100여만원을 판공비로 지출했다”며 “대부분이 식사비와 명절 선물 비용, 개인 물품 구입비, 축의금과 부의금 등으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총학생회가 입수해 공개한 판공비 및 법인카드 결제 내용 등에 따르면 식사비와 간담회, 조찬모임 비용 등으로 1억6300여만원이 지출됐고 국회의원과 장관 등 각계 인사에게 보내는 설과 추석, 송년 선물 비용으로 5800여만원이 지출됐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송년 선물로 9만5000원짜리 정육제품이 전임 총장과 부총장 14명, 전윤철(田允喆) 당시 기획예산처장관, 한화갑(韓和甲) 민주당 최고위원, 하순봉(河舜鳳) 한나라당 부총재 등 학내외 인사 154명에게 전달됐다.
또 3만5500원짜리 수제 햄이 부속기관장 등 160명에게, 2만7000원짜리 종합선물세트가 본부 방호원 등 150명에게 전달됐다.
총학생회는 또 이 총장의 부인 장성자(張誠子)씨가 법인카드로 고급 호텔 식당 등에서 20여회에 걸쳐 130여만원을 썼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총장 판공비는 2000년 3억여원에서 1억5000여만원이 증가했다”며 “대부분이 기성회계 예산에서 나온 것인 만큼 결국 총장이 등록금을 올려 판공비를 과다하게 지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2000여명이나 되는 교직원 조직의 장으로서 장관급인 서울대 총장은 대외활동과 각종 행사도 그만큼 많을 수밖에 없다”며 “다른 국립대 총장들과의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총장 부인의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서는 “부부동반 모임이나 총장 대신 참석한 자리에서 부인의 이름으로 결제한 것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민동용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