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일단 이씨와 김홍업(金弘業) 아태재단 부이사장의 지인들이 ‘정현준 게이트’에 연루된 평창정보통신 주식을 매입하거나 원금을 돌려받은 과정에 대가성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이 후속수사를 통해 아태재단과 ‘정현준 게이트’의 연관성을 캐낼 경우 아태재단은 ‘이용호 게이트’에 이어 ‘정현준 게이트’에 개입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지금 단계에서 아태재단이 ‘정현준 게이트’에 조직적으로 개입해 각종 이권을 챙기고 국가기관에 로비를 벌였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그 개연성은 있다. 평창정보통신은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 김홍업씨의 고교 동창인 김성환(金盛煥) 전 서울음악방송 회장과 70억원대 자금거래를 한 것으로 밝혀진 평창종합건설의 계열사다.
이 회사 유모 회장의 동생은 김홍업씨와 대학 동기이고 김성환씨와도 거액의 자금 거래를 해왔다는 점에서 아태재단이 ‘정현준 게이트’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다.
또 이수동 김성환 김홍업씨가 ‘정현준 게이트’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진다 해도 평창정보통신 주식을 매입할 때 끌어들인 10억원대의 자금 출처와 원금을 회수한 경위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태재단 관계자들이 “평창정보통신 주식투자는 아태재단과는 무관하고 투자금은 개인적으로 마련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재단 관계자들과 김홍업씨 지인들이 2000년 6월경 10억원대의 자금을 일시에 동원한 것은 석연치 않기 때문이다.
또 유 회장이 주가가 폭락하자 이들에게 매도한 주식을 되사들인 것도 김홍업씨를 비롯한 아태재단 측의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3일 “아태재단 인사들의 주식투자는 지금 직접 수사할 대상은 아니지만 자금 추적 과정에서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정현준 게이트’와의 관련성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